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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중

간헐적 단식-12월 5일 ~ 12월 30일 한 달 동안의 변화 과정

by 공복중 2023. 2. 10.

간헐적 단식을 68일째 이어가면서 지난 12/5부터의 한 달 간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과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한 달 동안의 신체적 변화

2월 10일 오늘로 간헐적 단신이 벌써 68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믿기질 않습니다. 제가 이리 오랫동안 잘 지켜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두 달이 넘어가는 지금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의 저만의 루틴이 정해져 월요일, 목요일의 최소 36시간 단식을 잘 버텨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배고픔에 온갖 짜증과 분노로  왜 내가 이걸 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찾지 못해 매 시간 시간이 고비였습니다. 평소 물도 잘 마시지 않던 이가 배고픔을 물로 채우다 보니 자주 화장실 가는 것마저 짜증이 났습니다.'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짓을 하고 있나?'  일부러 배고픔을 참아낸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못 먹는게 아니라 나의 의지로 안 먹는다는 건 쉽게 나의 의지를 꺾어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무슨 생각으로 그 순간순간을 잘 견뎌내었는지, 또한 이를 기록에 남겼다는 것 역시도 궁금합니다.

다이어리에서도 보여지듯이 2주 동안은 그냥 단식시간만 지켰습니다. 단식이 끝난 후 처음 식사는 지금도 변함없이 따뜻한 사골국물로 속을 달래줍니다. 단식을 깰 때는 단백질이 좋다는 글을 보고, 지금까지도 마시고 있는데, 이 사골국물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 뽀얀 사골국물이 저의 허기를 달래주는 동시에 포만감을 갖게 하여 자연스럽게 12시 이후에 첫 식사를 하게 됩니다. 

또 이렇게 월요일, 목요일을 제외한 날 역시 되도록이면 16:8을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2주동안의 월, 목요일 단식으로 생각보다 배가 홀쭉해지고, 언제나 불쾌하게 빵빵했던 복부팽만이 어느새 사라져 속이 참 편안했습니다. 더불어 뱃살도 빠지고 , 꽉 끼었던 시계가 손목에서 여유가 있음이 느껴지면서  몸에서 부기가 점차 빠지고 있음에 이제는 몸무게를 재어보아도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전에는 뚱뚱한 사람이 그러하듯이 언제가부터 몸무게를 재지도 않고 체중계는 저 멀리 치워버렸는데 이제는 제 몸무게를 알고 싶어 몸무게를 재어보니 3~4킬로가 빠져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살도 빠지는 걸 보니 이 방법으로 계속 이어나가도 괜찮다는 생각되어 여전히 68일째 오늘도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의 정신적 변화

첫 글에서 언급했듯이 게으름과 무기력 그 사이에서 그냥 시간만 보내고, 아무 의욕없는 삶이 계속되면서 저의 자존감은 서서히 낮아졌고, 조금씩 살이 찌고 친구를 만나도 혼자 뒤처지는 느낌에 점점 그들과도 소원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은 오로지 탄수화물로 위로를 받고, 몸은 부기가 점점 살로 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점차 저를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시켰습니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다들 저 앞으로 걸어가고 뛰어가는데 왜 전 혼자 이리 도태되고 있는 지, 모든 게 제 탓이고 제 잘못이라 생각되어 삶은 더욱 어두워졌습니다.

이런 제게 월요일, 목요일 간헐적 단식의 작은 성공은 낮아진 자존감을  약 5센티는 올려주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아직은 모든 게 쉽지 않고 언제 무너질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짓누르지만 좀 더 저를 붙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지금은 아주 작은 시작이지만 그 크기를 키워가기 위해 한 달 동안의 기록으로 작은 변화 과정을 적어보았습니다.  12/5에서 시작된 한 달 동안은 저조차 저를 믿지 못했던 시간이었기에 눈에 띄게 큰 변화는 없지만 신체적인 변화보다는 정신적으로 조금씩 저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생각합니다. 그동안은 저 스스로가 저를 외면했던 시간이었기에 이 변화가 제게는 더 큰 기쁨이었습니다.

부족한 변화과정이었지만 다음 2달째부터는 신기하게 더 달라진 변화의 모습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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